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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살아 숨쉬는 곳, 인천국제공항

여우랑
2019-11-10
조회수 83

2019 인천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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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금요일 저녁, 퇴근 후 나는 집으로 향하는 전철을 타지 않고 반대방향 전철에 몸을 실었다.

평소처럼 곧장 집에 가는 루틴을 벗어나서 새로이 해보는 시도였다. 개찰구를 들어설 때부터 ‘아, 그냥 집에 갈까’ 라는 생각이 수십 번 들었지만, 저번 주도, 저저번 주도, 몇 주째 똑같은 금요일 저녁을 보내고 있었기에 이번만큼은 변화가 필요했다.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나의 계획은 꽤나 먼 거리까지 다녀오는 것이었다. 왜? 라고 묻는다면 사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그 곳이 오랜만에 보고 싶을 뿐이었다.

5호선 신금호역에서 방화행 전철을 탔다.

“아, 괜한 짓 한건가.. 너무 오래걸리네”


자리에 앉아서 잠깐동안 후회 아닌 후회를 하며 전철노선도를 계속 확인했다. 약 20분이 흐른 후, 공덕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공항철도 인천공항터미널행으로 환승했다. 전철엔 퇴근시간대라 꽤나 사람들이 많았다. 하마터면 먼 거리를 서서 갈 뻔했지만 나의 빠른 순발력으로 빈자리에 앉는 것을 성공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목적지까지 지루한 1시간을 보내야했다.

청라국제도시역에서 출발하여 영종역에 도착할때까지 영종대교 위를 지나간다. 이때쯤에 진짜 공항으로 향하고 있구나 하고 새삼 느끼는데, 이미 어둑해진 바깥은 바다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인데.


종착역에 가까워질수록 빈좌석은 많아지고 남은 사람들의 모습은 캐리어를 하나씩 갖고 있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다 와가는구나. 슬슬 내릴 준비를 해야겠다.”

괜스레 기지개도 켜주고 숨을 한번 크게 내쉬었다.

그렇게 난 퇴근 1시간 30분만에 인천국제공항(제1터미널)에 도착했다.


나에게 인천국제공항이란, 해외여행을 하기위해 거쳐야만 하는 ‘필수 과정’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동안 몇 번 와본 인천공항은 깨끗하고, 정돈이 잘되어있고,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어디선가 들었는데, 세계의 모든 공항 중 서비스 수준이 12년 연속 최상급으로 선정되었다고 들었다. 세계 최고로 선정된만큼 얼마나 관리를 하고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렇듯, 시설 관리에 힘쓰면서 계속 발전해가는 곳인데, 그저 잠깐 이용하는 곳으로만 각인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공항 그 자체로 충분히 관광지로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여행의 과정이 아닌 ‘목적지’로서 인천국제공항은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무척 기대가 됐다. 비행기를 타러 온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묘한 설렘은 내 발걸음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무빙워크를 이용하여 인천공항 중심부로 이동하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통유리로 보이는 바깥모습은 저녁이라 캄캄했지만 굉장히 분주했다. 늘 활력이 넘치는 이 곳. 나의 일상과 너무 대비되는 곳이었다.

내가 공항을 오고 싶어 했던 이유 중에 하나였다. 난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은 내 감성이 메마르지 않고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경험이자 기회이면서, 나를 더 세련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떠나고 느끼는 걸 좋아하는 나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지금 내 현실이 매우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언제쯤 캐리어를 끌고 이곳을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갔다.


나는 제일 먼저 3층으로 올라가 출국장을 걸어 다녀 보았다. 많은 이들이 수화물을 부치고, 체크인을 하고 있었다. 또, 누군가는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아직 환전을 못한 사람들은 곳곳에 있는 은행 환전소에서 돈을 바꾸고 있었고, 해외에서도 핸드폰을 쓰기 위해 통신사 코너에서 로밍 신청을 하고 있었다. 다들 하나같이 분주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바라본 공항은 에너지(그것도 아주 밝고 활기찬) 넘치는 공간이었다.


  2.


공항에 오면 늘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나는 지금 뭘 해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에 대해. 사실, 정답은 늘 알고 있다. 잊고 살고 있을뿐. 그 답을 잊지 않으려 계속 돌이켜보고 질문해보고 해야하지만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희미해져 버린다. 그래서 변화와 자극이 필요하다. 그걸 난 공항에서 느꼈다. 나를 변화시킬 만한 새로운 자극과 감성.


출국장에서 곧장 지하로 내려갔다. 피곤하기도 했고, 앉아서 사람구경이나 더 할까 싶어서 카페로 향했다. 지하 1층에, 내가 평소에도 자주 가는 ‘스타벅스’가 있었다. 공항 내부 쪽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하시겠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로 하나 주세요.”


스타벅스 직원은 친절 그 자체였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상냥함이 묻어났고, 덤으로 예쁜 미소를 지어주며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커피를 반 정도 마셨을 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피곤함이 싹 가신 상태였다. 비단 커피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사람에게도 카페인이 있다.

커피 속 카페인보다 훨씬 건강하고 효과도 좋은 그런 것.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며 사람 구경을 했다. 공항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또, 그 사람들에게 꽤 많은 표정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여행을 시작할 때의 설레는 표정,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아쉬운, 슬픈 표정, 반가운 이를 맞이하는 기다리는 표정. 고향으로 돌아가는 자들의 복잡미묘한 표정. 비즈니스로 인해 지치고 힘든 표정. 각자 저마다의 사정에 맞게 표정들이 다양했다.

그걸 바라보는 나는 어떤 표정일까. 가방에 있던 조그만한 손거울을 꺼내 내 얼굴을 보았다. 그래, 그리운 표정이다. 마음 한 켠에 억눌러 있던 떠나고 싶은 감정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뭘 하고 싶은걸까.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진부하지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것도 여기 인천공항에서.


커피를 다 마시고 떠나는 순간까지 나는 아쉬움을 달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대체 이 감정이 뭐길래, 여길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 걸까. 다음에도 또 오자는 마음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디뎠다. 나는 종종 일상이 지루하다 느껴질 때 생동감 넘치고 분주한 인천공항에 찾아올 것이다. 오늘같은, 금요일 퇴근 후 저녁에.

인천공항은 ‘비행기를 타는 곳’, 그이상의 가치와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오로지 공항을 얘기하고 싶어서였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첫인상이 되고, 누군가에는 편리한 시설이 되며, 누군가에게는 자기계발의 기회를 주는 곳이다. 앞으로는 ‘인천의 자랑거리’로서만 인정 받는게 아니고 ‘한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작품설명 (개인의 경험을 가미한 설명을 부탁드려요0



사람을 변화시키는 곳,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에세이 입니다.
지루한 일상을 겪다가 퇴근 후 ,인천공항에 직접 가보고 느낀점을 적어봤습니다.
'관광지'로서의 인천공항은 제게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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