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인천행. 우리가 처음으로 한 방향으로 가던 날.
그 남자는 주안에 살고, 나는 인천의 경계선인 부천에서 산다. 그리고 그때는 눈이 내릴 것 같은 추운 겨울이었다.
원래 지인으로써 알고 있던 그 남자.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각자의 공간에서 삶을 살아갔다. 그러다 연락이 종종왔고 그와 만난 몇 번의 만남은 내 마음속 마찰을 일으켜 꺼지지 않을 불씨로 자리 잡고 있었다. 뜨거운 인연도 만남도 없었던 내 인생에 그와의 만남은 살아있는 숨결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았다.
서로의 휴무가 맞았던 그 날, 그가 어디 가고 싶은데 없냐고 연락이 왔다.
“인스타나 페북에서 ‘인천 차이나타운'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꼭 가보고 싶어"라고 말했다. 그 남자가 사는 곳이랑 가깝기도 하고 유명해서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그래, 거기 꽃게 짬뽕이 맛있다고 해.”
“짬뽕? 난 짜장 파인데~”
“짜장 하면 또 백색 짜장이지! 거기 먹거리 거리라서 네가 좋아할 것 같아"
그렇게 그와 약속을 잡았다. 인천에서는 처음 데이트를 해보는 것 같아 설레었다.
나는 먼저 부천에서 인천행을 탔다. 내가 항상 타는 칸을 알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1-1칸의 기차 문이 열리자 그가 들어왔다. 그는 내 옆자리에 앉고선 내 손을 잡고 그의 두터운 패딩 주머니 속으로 가져갔다.
‘우리 사귀는 거나? 우리 연인이나?’ 그의 첫 스킨십에 볼이 빨개진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을 때, 기차는 인천방향으로 출발을 했고 나도 모르게 내 어깨가 그의 가슴에 부딪쳤다. 그렇게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꼭 맞잡은 손의 온도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가고 있었음을.
기차의 마지막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내렸다. 역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이나 타운은 길 건너편 이색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두 손을 맞잡고 거리를 걸었다. 코끝이 얼얼한 차가운 공기는 어느새 뜨끈뜨끈한 공갈빵의 열기와 탕후루의 달달한 냄새로 바뀌었다. 빨간 간판과 특이한 건물의 모양, 동그란 홍색의 등불은 대만의 한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중국 기념품 상점 들고 있고, 직접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곳, 간식류를 파는 여러 상점들이 신기해서 이리저리 둘러보다 벌써 해가 지자 그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번에 부모님이랑 함께 갔던 레스토랑이 있는데, 유명하기도 하고 거기 한 번 가볼래?”
“응, 어디든 좋아!”
3층 창가 옆에 앉아 짬뽕과 짜장면 그리고 샤오룽바오를 주문했다. 샤오룽바오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어떻게 먹을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하다 그가 웃으며 먹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렇게 먹는 거야. 오빠 봐봐, 먼저 하나를 집어서 조금 찢어 그러면 육즙이 나오는데 그걸 입으로 빨아들이는 거야. 그다음 어느 정도 즙이 다 나왔다 하면 먹는 거지"
그 남자가 하는 방식대로 한 개를 집에 조금 찢자마자 즙이 터져 나왔다. 흘러내릴 거 같아 입으로 가져다 마셨는데 마셔도 계속해서 육즙이 나와 한동안 샤오룽바오를 입에 갔다 대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귀여웠는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그 남자.
그 뒤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짬뽕국물과 백색의 짜장면이 나왔다. 시원하고 컬컬한 깊이 있는 짬뽕 국물에 한 번 반하고 짜장면의 쫄깃한 면발에 두 번 반했던 그곳은 잊지 못할 맛집이었으며, 그 남자의 세심한 배려에 세 번 반하고도 남았던 그곳.
따뜻한 음식으로 배가 찬 우리는 차이나 뒤편에 있는 자유공원을 걸었다.
그렇게 다시 맞잡은 두 손
그리고 지금까지 꼭 잡고 서로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는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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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인천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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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인천행. 우리가 처음으로 한 방향으로 가던 날.
그 남자는 주안에 살고, 나는 인천의 경계선인 부천에서 산다. 그리고 그때는 눈이 내릴 것 같은 추운 겨울이었다.
원래 지인으로써 알고 있던 그 남자.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각자의 공간에서 삶을 살아갔다. 그러다 연락이 종종왔고 그와 만난 몇 번의 만남은 내 마음속 마찰을 일으켜 꺼지지 않을 불씨로 자리 잡고 있었다. 뜨거운 인연도 만남도 없었던 내 인생에 그와의 만남은 살아있는 숨결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았다.
서로의 휴무가 맞았던 그 날, 그가 어디 가고 싶은데 없냐고 연락이 왔다.
“인스타나 페북에서 ‘인천 차이나타운'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꼭 가보고 싶어"라고 말했다. 그 남자가 사는 곳이랑 가깝기도 하고 유명해서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그래, 거기 꽃게 짬뽕이 맛있다고 해.”
“짬뽕? 난 짜장 파인데~”
“짜장 하면 또 백색 짜장이지! 거기 먹거리 거리라서 네가 좋아할 것 같아"
그렇게 그와 약속을 잡았다. 인천에서는 처음 데이트를 해보는 것 같아 설레었다.
나는 먼저 부천에서 인천행을 탔다. 내가 항상 타는 칸을 알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1-1칸의 기차 문이 열리자 그가 들어왔다. 그는 내 옆자리에 앉고선 내 손을 잡고 그의 두터운 패딩 주머니 속으로 가져갔다.
‘우리 사귀는 거나? 우리 연인이나?’ 그의 첫 스킨십에 볼이 빨개진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을 때, 기차는 인천방향으로 출발을 했고 나도 모르게 내 어깨가 그의 가슴에 부딪쳤다. 그렇게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꼭 맞잡은 손의 온도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가고 있었음을.
기차의 마지막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내렸다. 역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이나 타운은 길 건너편 이색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두 손을 맞잡고 거리를 걸었다. 코끝이 얼얼한 차가운 공기는 어느새 뜨끈뜨끈한 공갈빵의 열기와 탕후루의 달달한 냄새로 바뀌었다. 빨간 간판과 특이한 건물의 모양, 동그란 홍색의 등불은 대만의 한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중국 기념품 상점 들고 있고, 직접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곳, 간식류를 파는 여러 상점들이 신기해서 이리저리 둘러보다 벌써 해가 지자 그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번에 부모님이랑 함께 갔던 레스토랑이 있는데, 유명하기도 하고 거기 한 번 가볼래?”
“응, 어디든 좋아!”
3층 창가 옆에 앉아 짬뽕과 짜장면 그리고 샤오룽바오를 주문했다. 샤오룽바오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어떻게 먹을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하다 그가 웃으며 먹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렇게 먹는 거야. 오빠 봐봐, 먼저 하나를 집어서 조금 찢어 그러면 육즙이 나오는데 그걸 입으로 빨아들이는 거야. 그다음 어느 정도 즙이 다 나왔다 하면 먹는 거지"
그 남자가 하는 방식대로 한 개를 집에 조금 찢자마자 즙이 터져 나왔다. 흘러내릴 거 같아 입으로 가져다 마셨는데 마셔도 계속해서 육즙이 나와 한동안 샤오룽바오를 입에 갔다 대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귀여웠는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그 남자.
그 뒤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짬뽕국물과 백색의 짜장면이 나왔다. 시원하고 컬컬한 깊이 있는 짬뽕 국물에 한 번 반하고 짜장면의 쫄깃한 면발에 두 번 반했던 그곳은 잊지 못할 맛집이었으며, 그 남자의 세심한 배려에 세 번 반하고도 남았던 그곳.
따뜻한 음식으로 배가 찬 우리는 차이나 뒤편에 있는 자유공원을 걸었다.
그렇게 다시 맞잡은 두 손
그리고 지금까지 꼭 잡고 서로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는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작품설명 (개인의 경험을 가미한 설명을 부탁드려요0
저에게 있어서 '차이나 타운'은 특별한 공간이에요. 그와 첫 시작을 함께했던 공간이자 지금은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때 그와 함께했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